[베네치아 2일차] 베네치아 건축비엔날레:)
원래 베네치아에서의 일정은 3박2일로 하려고 했었다.
본섬 하루, 주변섬 하루 해서...
근데 여행준비를 하면서 정보를 얻다보니, 베네치아에서 2년에 한번씩
건축비엔날레를 한다고 한다!!(짝수년은 건축비엔날레, 홀수년은 미술비엔날레)
그래서 비엔날레를 보는데 하루 일정을 할애하기로 하고 일정을 늘여 4박3일(뭔가 이상하다;;)을 머물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 그 비엔날레를 보러간다.
La Biennale di Venezia(베네치아 비엔날레)
베네치아에서 비엔날레는 매년 8월부터 11월까지 열리기 때문에
비엔날레 장소는 8~11월은 전시기간, 12~7월은 준비기간으로 항상 분주하다.
아무 생각없이 무라노섬을 가려다가 다음날이 월요일이라 비엔날레가 폐장된다는 소리를 듣고
부랴부랴 배를 타고 비엔날레 섬으로 들어왔다.
근데 문제가 생겼다;;
안그래도 좀 돌아오는 바람에 시간이 얼마 없는데;;
내 체크카드로 입장료를 결제하려는데, 결제가 중지되더라;;
아무리 생각해도 잔액이 충분히 남아있고, 한도도 초과하지 않았고, 비밀번호도 맞게 눌렀는데ㅠㅠ
잠시 후에 한국에서 전화가 한 통 왔다.
"이호창 고객님, 외환카드사입니다. 방금 전 해외도박장에서 2회의 결제시도가 있어 차단했습니다."
엥?? 도박??
"저, 전시회 입장권 사려는건데요-_-;;"
"그 단말기 저희한테 도박장으로 등록되있어서 안되요"
이런....ㅅ......ㅂ.........
결국 비엔날레섬에서 ATM기를 찾아다니느라 이리저리 돌아다니고나서
전시회의 다른 출입구쪽을 발견하고 슬그머니 카드를 내밀었더니 이번에는 다행히 결제가 되서 들어갈 수 있었다.
(망할 외환카드, 잘난척은...)
아무튼 그렇게 들어간 전시회장,
비엔날레관과 그 주변에 수십개의 각 국가별 전시관이 있었다.
다 둘러보는 건 시간상 안되고 비엔날레관(특별전시관으로, 초대작가전과 같은 성격)과 주요국가관을 보기로 했다.
국제 비엔날레인데 우드락으로 모델 만든 홍콩팀
이건 OMA에서 한 홍콩 구룡지구 개발계획안.
마침 유럽 오는 길에 홍콩을 들러서 대략 지도를 알았기에 흥미롭게 보았다.
이건 스페인관이었던듯...
오른쪽 아래 T1~T6까지 모듈을 정하고서는
그 단위모듈들을 조합해서 Small, Medium, Large의 주거플랜을 다양하게 만들어냈다.
처음 보는 형태는 아니었지만, 그 모듈과 주거플랜의 다양성과 확장성이 기존에 보아왔던 것들보다는 수준이 높아서 인상적이었다.
벽에 그림을 그리고 못과 실로 연결해 눈길을 끌었던 다이어그램
한 건물의 내부 전체를 도시로 표현한 작품. 대단했다.
비엔날레관으로 들어서면,
입구에 이런 글이 보인다.
왠지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를 간접적으로 표현한 듯.
매우 지저분한-_-;; 빌라사보아
비엔날레 관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어댔던 공동주거단지 모형.
가로수 하나, 사람 한 명까지도 제작을 해놓아서 그 세밀함에 감탄이 나왔다.
사람들도 이쁘다고 찍어대고ㅋ
잘 꾸며진 마을:)
이건 마을의 공용건물인듯...
위 모형이 전시된 방에는 사방의 벽에 그 모형과 관련된 사진, 다이어그램, 자료들이 그려져있었다.
미니어처 도시.
사람이 보는 방향을 제외한 세 방향에 거울을 설치해서
도로와 건물군이 끝없이 이어져있다는 착각을 일으키도록 하고 있다.
여긴 캐나다관이었던 듯 하다.
마치 밀림에 들어온 듯, 어두운 실내에 나무가 자란 것 처럼 조명과 광섬유?들이 우거져 있었다.
그리고 마치 실제로 밀림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기 위해 쉴새없이 벌레소리, 새소리가 흘러나왔다.
독특한 느낌.
그리고 찾아간 한국관.
다른 건물들에 비해 좀 외진 곳에 있어서 속상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고 있었다.
한국관 입구. 특이하게 COREA라고 써논건 흠... 이탈리아어인가??
전시관 중앙에 있는 한옥.
보통 "올라가지 마시오"라고 써있을 팻말에
"신발을 벗고 올라가서 마음껏 쉬세요"라고 써있었다ㅋ
이번 한국관의 주제는 크게 한옥으로 대표되는 한국 전통건축의 홍보와
아파트의 도시로 잠식되고 있는 서울에 대한 내용이 주가 되었다.
매우 섬세하게 재현된 한옥마을 모형.
다른 전시관과는 다르게, 한국관에서는 관람객들이 직접 만져보고, 사용할 수 있도록
갤럭시S가 10여대 놓여있었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걸 통해 한국관의 내용을 동영상/사진으로 감상하고 있었다.
스마트폰과 같이 최근의 기술을 이용한 곳은 한국관이 거의 유일했던 것 같다. (뿌듯?)
그 밖에 기억에 남았던 곳
프랑스관.
파리로 대표되는 Metropolis에 관한 전시가 이루어졌는데
자세히 보지 않은데다가 영어및불어(!)로 되어있어 모든 내용을 이해할 수는 없었다.
(영어공부 좀 해야겠다;;)
프랑스관에서는 모형보다는 많은 수의 동영상 전시를 채택했다.
나가기 전, 비엔날레관의 서점에서 한국관 내용이 담긴 책자(20유로)를 사고,
독특하게 생긴 테이블과 의자를 사진에 담은 후, 전시관에서 나왔다.
비엔날레관의 모습
앞에서 한 컷!!
비엔날레를 빠져나오니, 석양이 지고 있다.
이번 유럽여행을 하고나니 만나는 사람마다 "어느 도시가 가장 좋았어?"라고 물어본다.
난 주저없이 베네치아라고 한다.
이 붉은 노을도 베네치아를 손꼽게 한 이유 중 하나이다.
일몰에 맞춰 항구로 들어오던 어마어마한 유람선.
대략 세어봤는데도 15층은 넘었던 것 같았다.
아름다운 베네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