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바오] 프랭크 게리의 걸작, 구겐하임 빌바오를 만나러...
건축을 전공하는 사람들에게는 유명한 도시인 빌바오.
스페인 북부에 위치하고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순례길 위에 있는 이 도시는,
20세기 초반까지는 철강산업을 중심으로 한 무역도시로 큰 부를 얻었지만
철강산업의 쇠퇴와 함께 쇠락의 길을 함께 걸어야 했다.
시민들은 이러한 문제점을 타개하기 위하여 프랭크게리라는 위대한 건축가를 초빙하여 박물관을 설계해달라고 하였고,
그의 손에서 탄생한 빌바오 구겐하임 박물관은 빌바오의 명물, 그리고 게리의 대표작으로써 이 도시에 관광객을 매년 백만명이 몰려들게 하였다.
심지어 "세계적 수준의 건축물과 문화산업을 연계하여 문화적 가치를 창출하는" 뜻의
"빌바오 효과(Bilbao Effect)"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다.
빌바오의 위치
어제 바르셀로나공항에 내리자마자 캐리어를 끌고 바르셀로나 중앙역으로 바로 가서 빌바오행 기차를 탔다.
비행기의 도착시간과 기차의 출발시간의 간격이 2시간여밖에 되질 않아서
비행기의 연착여부, 수하물 찾기, 공항-기차역 이동, 기차표 구매 등등을 서두르지 않으면 안되었는데
다행히 빌바오행 renfe를 탈 수 있었다.
바르셀로나에서 기차를 타고 여섯시간 반을 달리면 빌바오 중앙역이 나온다.
여기서 다시 지하철을 타고 숙소가 있는 역에서 내려
다시 20여분을 걸어가야 빌바오에 유일하게 하나 있는 유스호스텔이 나온다.
밀라노 숙소에서 아침 9시에 나왔는데,
다른거 안하고 버스, 비행기, 기차, 지하철 타고 이동만 했을 뿐인데
호스텔 도착하니 밤 11시-_-;;
일단 짐을 풀고 2박을 결제한 후에 바로 잠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카운터의 여자직원이 친절히 지도위에 빌바오의 가볼만한 곳을 그려가면서 추천을 해주었고
그걸 참고해서 길을 나서기로 했다.
일단 다음 날 다시 바르셀로나로 가야할 기차표를 예매하고 구시가지로 향했다.
Old City(구시가지)
빌바오 곳곳에는 유명건축가의 작품이 많다.
노먼포스터가 설계한 지하철역 출입구.
빌바오는 박물관뿐만 아니라 도시 공공인프라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빌바오 시내를 가로지르는 네르비온강의 강변은 가로등과 놀이터, 벤치등이 많이 설치되어
많은 시민들이 와서 즐긴다고 한다.
(이 날은 날씨가 좋지 않은데다가, 오전이라 사람이 많지 않았다.)
강가의 한 성당. 실제로 미사가 열리고 있었다.
빌바오 시내 거리 모습들.
Catedral de Bilbao(빌바오 성당)
빌바오 구시자기 중심에 위치한 성당.
들어가보지는 않았지만 구시가지 어디에서나 높은 첨탑을 볼 수 있었다.
구시가지 내의 작은 광장.
구시가지에서 나와 구겐하임으로 가는 길에 있던 빌바오 시청사.
잘 정비된 강변을 따라서 걷다보면
Zubi Zuri(주비주리 다리)
초현대식 건물들이 즐비한 신시가지와 함께
하얀색의 굽이치는 모양의 다리 하나가 보인다.
이 다리가 바로 산티아고 칼라트라바의 작품인 주비주리 다리.
토목 엔지니어 출신의 건축가인 산티아고 칼라트라바의 작품인 이 다리도
구겐하임 박물관과 함께 빌바오를 대표하는 작품이라고 한다.
다리를 건너서 굽어진 강변을 따라 걸으면
서서히 눈앞에 수만장의 티타늄 타일로 만들어진 거대한 물고기가 보이기 시작한다.
Museo Guggenheim de Bilbao(빌바오 구겐하임 박물관)
저 반짝거리는 유선형의 건물이 바로 빌바오 구겐하임박물관.
외관에서 직선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그리고 앞, 뒤, 옆 어디에서 보더라도
모두 다른 모양을 하고 있는 이 건물은 무슨 작품이 전시되더라도
미술품보다는 미술관 자체가 더 인기있는 건물이다.
Frank. O. Gehry
루이스 부르주아의 작품인 마망[MAMAN].
시리즈 작품으로, 서울 리움과 도쿄에도 하나씩 있다고 한다.
구겐하임 박물관의 발코니.
날씨는 별로였다.
저 타일들이 전부 티타늄조각이다.
뒤로 돌아가면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보이는데, 여기가 주출입구.
앞에서 사진도 찍고...
요즘은 애니쉬 카푸어라는 작가의 전시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여자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았던 작품이 있는데,
정문의 앞 광장에는 거대한 개가 있었다.
꽃으로 만든 엄청난 크기의 강아지ㅋ
제프 쿤트의 퍼피[PUPPY]가 그것이다.
이 작품은 원래 구겐하임 박물관 개관 기념으로 설치한 후에 철거할 예정이었으나,
시민들의 요청으로 철거하지 않고 계속 두기로 했다고 한다.
1년에 두번씩 꽃갈이도 한다.
외부를 한 바퀴 돌고나서 미술관으로 들어갔다.
외부만큼이나 내부도 굽이치는 형태는 눈이 휘둥그레지게 만들었다.
발코니에 있던 설치미술작품.
이 작품은 사람들이 많이 관람하고, 실제로 옆에 쌓아둔 빨간 페인트통을 쏘기도 하였다.
다는 못알아들었지만, 공간의 구획에 사람들의 관심을 중앙이 아닌 모서리로 인위적으로 집중시키고자 하는 의도로 만든 작품이라고 한다.
두시간 정도 관람을 하고나서 다시 밖으로 나왔다.
배가 고프니 늦은 점심 겸 이른 저녁을 먹기 위해.
마망 앞에서.
미술관의 옆에 있는 고가도로(Puente de la Salve)에 올라가면
이 미술관을 전체적으로 볼 수 있다고 하여 계단을 오르고 올라 고가도로로 갔다.
차들이 지날때마다 다리가 흔들거려 좀 무섭기는 했지만 미술관이 한 눈에 보이는 게 멋있었다.
네르비온강과 구겐하임.
앞에서 한 컷!
유럽여행을 하면서 가끔 혼자 다닐때가 있었는데,
혼자 다니면서 레스토랑을 갈 수도 없기에, 식사대용으로 케밥을 즐겨 먹었다.
4유로정도면 먹을 수 있는데다가, 양도 푸짐하기에...
고가도로에서 내려와 반대편 주출입구쪽에서 바라본 전경.
Iturriza Casilda Parkea(이투리짜 까실다 공원)
구겐하임 구경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있던 공원으로 향했다.
결국 이 공원의 이름이 뭔지는 못알아냈지만
구글지도를 이리저리 돌리다 보니 이투리짜 까실다 공원이라고 나왔다.
흠... 무슨 뜻일까...
분수대 앞에서 지친 다리를 좀 쉰 후에 숙소로 향했다.
Palacio Euskalduna(에우스깔두나 궁전)
숙소로 가는 길에 보았던 컨벤션 센터.
컨벤션센터 건물인데 왜 궁전이라고 하는지는 모르겠다만.
일부러 녹슨 철을 사용한 건물의 외관이 인상적이었다.
궁전의 뒷편에는
20세기 초반 철강산업으로 흥했던 빌바오의 역사를 보관한
박물관도 조그마한 규모로 있었다.
크레인과 쇠사슬도 "전시"되어있었다.
비가 오기 시작했기 때문에 일찍 숙소로 돌아왔다.
(뭐 사실 볼거 다 봤기에;;)
숙소에서 여기저기 이메일도 보내보고 사진도 정리하다가
다음날 아침 일찍 떠나야 했기에
(7시 기차라 적어도 5시에는 일어나 체크아웃을 하고 지하철을 타야했다.)
일찍 잠에 들었다.
다음날, 다시 바르셀로나로 가는 길.
저런 황량한 들판을 여섯시간이 넘게 달려 오후 한 시가 되어서야 다시 바르셀로나에 도착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