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2일차] 베르나르 츄미의 대표작, 라빌레트 공원으로
10월 19일,
드디어 파리!! 나의 긴 여행의 마지막 도시에 도착했다.
샤를 드 골 공항에 내려 지하철을 타려는데, 흠... 마침 파업이어서 출입구를 모두 개방해두었다!!
태인이네 집까지 가는데 드는 편도 지하철요금만 8유로가 넘는데 히히 공짜로 왔다 :D
출구 앞에서는 태인이가 기다리고 있었고, 반갑게 인사를 하며 집까지 가는 동안 그동안 오랫동안 못본 유학생의 이야기도 듣고,
내 여행이야기도 하면서 집에 도착했다.
어느새 저녁, 집에서 간단히 저녁을 해먹고 일정을 짜기로 했다.
(멍청하게, 리스본에서 파리로 넘어오는 비행기 안에다가 가이드북을 놓고 내렸다-_-;; 그나마 여기서 잃어버렸으니 다행이지,
여행 초반이나 중반에 잃어버렸으면... 어휴...)
26일 비행기를 탈 때까지는 5일정도의 시간이 있어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며 지도위를 펜으로 그으면서 루트를 짜보려 했다.
헌데, 태인이는 학기중이라 학교를 가야 했고,
그러면 나는 또 5일동안 혼자 돌아다녀야 하는건가??
그래도 여행은 동행이 있어야 재미있는 법(이미, 혼자 여행하면서 느낄 수 있는 건 여행초반에 다 해봤다-_-)
유랑카페에 글을 올렸다. 동행 구합니다.
곧 두 명이 연락이 왔다. 다들 파리 파업때문에 걱정이 되었는지,
동행을 구한다는 말에 연락을 했다고 한다.
22일부터 같이 다니기로 하고, 잠에 들었다.
꿈에 그리던 파리지만 갈 데가 너무 많고 날은 추운데 여행하면서 쌓인 피로가 겹쳐 20일은 그냥 집에 퍼져있었다... 자연스럽게-_-
태인이도 옆에서 거들고...;;
그래서 본격적인 파리 여행은 21일부터 시작한다!!
오늘은 동행이 없는 날이니, 나 혼자 볼법한 곳들을 가보기로 한다.
Pantheon(판테온)
로마의 판테온이 신들을 위한 신전이었다면, 파리의 판테온은 '인간의 자유의지에 따라 행동한 사람들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건립된 것이라고 한다.
음... 대략 추측컨대, 종교적인 의미보다는 위대한 업적을 이룬 사람들이 잠들어있는 곳이라는 의미이겠다.
볼테르, 루소, 에밀 졸라, 빅토르 위고 등이 여기에 묻혀있다고 한다.
판테온의 모습.
판테온에 도착했을 때에는 입구 주변에서도 간간히 시위피켓을 볼 수 있었다.
첫 날 파업 덕분에 지하철을 공짜로 탈 수 있어서 은근 여기도 공짜로 들어갈 수 있나?? 했는데....
왠걸, 매표소만 파업을 안하고 있었다.-_-;;
사실, 이 때 여행경비가 바닥을 보이고 있었고, 입장료도 생각보다 비싸서 들어가지는 않았다.
후에 다른 블로그에 올라온 실내 사진을 보고 약간의 후회가 되기는 했지만...
판테온의 페디먼트와 주두.
주두를 확대한 모습. 화려하다.
판테온의 정면에 난 길을 따라 조금만 걸어가면 매우 큰 공원이 나온다.
바로 뤽상부르 공원
Jardin du Luxemburg(뤽상부르 공원)
며칠 뒤에 가본 튈르리공원과 비슷하게 생겼다.
공원으로 가는 길.
무언가 조형물도 곳곳에 심어져 있었다.
뤽상부르 공원 안에 있던 연못과 뤽상부르 궁전.
지금은 프랑스 상원의사당으로 사용중이라고 한다.
공원 벤치에 앉아 햇빛 좀 쏘이면서 점심으로 바게트 샌드위치 하나 먹고
바로 지하철을 타고 알렉산더 3세 다리로 향했다.
태인이 말로는 퐁네프보다 더 아름다운 다리라고, 파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라고 한다.
Pont Alexander III(알렉산더3세 다리)
다리의 전경. 화려한 조각들과 가로등, 그리고 다리의 초입에 서있는 동상들
다리의 입구 양쪽, 총 네개의 동상이 서있다.
1897년에 세워진 다리.
가로등과 센 강
다리를 건너면 바로 그랑 빨레와 쁘띠 빨레가 있다.
Grand Palais, Petit Palais(그랑 빨레, 쁘띠 빨레)
다리에서 멀리 유리와 철로 된 지붕이 있는 건물이 보인다.
큰 궁전이라는 이름의 그랑빨레인데, 주로 전시장으로 쓰인다고 한다.
내가 갔을 때도 전시가 있어서 들어가보지는 못했다.
펜싱경기도 종종 열리는 모양이다.(태인이 말로는, 학교 축제 때, 여기에 클럽이 만들어졌다고...;;)
그랑 빨레
그랑 빨레의 입구.
사설 전시가 있어서 출입은 할 수 없었다.
작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반대편에는 쁘띠 빨레가 있다.
작은 궁전이라는 뜻.
여기도 무슨 전시회가 있었다.
문은 그랑 빨레보다 큰 듯 하다.
다시 알렉산더 3세다리를 건너면,
멀리 앵발리드가 보인다.
Invalides(앵발리드 군사박물관)
넓은 잔디밭을 옆에 두고 멀리 보이는 돔으로 향한다.
여기가 바로 앵발리드. 궁전이었지만 현재는 군사박물관으로 사용중이라고 한다.
앵발리드의 정문을 통과하면 동글동글한 나무들이 가득한 정원이 나온다.
정원을 지나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이런 평범한 형태의 중정을 지닌 ㅁ자형의 건물.
맨 위에는 나폴레옹의 동상이 서있다.
여기도 입장료가 비싸니 패스~~
무료로 입장 가능한 궁전 내 성당만 들어가보았다.
Musee Rodin(로댕 박물관)
앵발리드의 옆에 로댕박물관이 있다고 한다!!
오, 가보자!!
정문으로 나와 오른쪽으로 돌아서 로댕박물관이 있는 골목으로 들어가려는데
왠 무장경찰이 하나둘 나타나더니 재작년 광화문과 같은 분위기가 점점 나기 시작한다;;
도로 이 곳 저 곳에 있는 무장경찰
알고보니 시위를 하는 날.
로댕박물관 앞에서 시위가 벌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언론에서 보던 것처럼 유혈사태가 일어나는 등의 폭력시위는 없었다.
원래 뉴스라는게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부분을 강조해서 보여주니까.
로댕박물관은 들어는 갔지만, 기념품샵에서 로댕에 관한 책(한국어 책이 있더라;)만 읽다가 나왔다.
그나마 사진촬영도 안되고...
마지막으로 파리 북부 외곽에 있는 라빌레트 공원으로 향했다.
Parc de La Villette(라빌레트 공원)
유명한 해체주의 건축가 베르나르 츄미의 작품인 라빌레트 공원은
파리에 오기 전, 학교에서도 우수 해외사례로 많이 언급이 되던 곳이었다.
공원 내에 일정간격으로 점을 찍어 그 곳에 빨간 폴리(Folie)를 설치했다.
폴리는 화장실이 될 수도 있고, 편의점, 티켓 매표소, 설치조형물, 패스트푸드점 등 다양한 용도를 지니고 있다.
다만 다른 폴리와 일정한 간격을 두고 바둑판처럼 공원 전체에 설치되어 있을 뿐이다.
지하철 역에서 나오자마자 폴리들이 보인다.
R열 5번째 폴리. 무슨 구조물인지...
R열 4번째 폴리. 구조모형같다.
작은 운하가 공원을 가로지른다.
폴리는, 위 사진처럼 배열된다.
운하의 모습.
이건 작은 전시실같은 듯.
사무실인 듯한 폴리.
공원을 한바퀴 둘러보고는 라빌레트 과학관으로 향했다.
과학관이라고 해서 볼게 많을 줄 알았는데, 어린이들이 많이 있었고,
내가 볼만한 것들은 거의 없어서 외관을 주로 보고 나왔다.
라빌레트 과학관의 외관.
내부는 이렇게 생겼다. 쇼핑몰 로비같은 느낌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하루종일 돌아다녀서 발도 아프고, 배도 고프고...
집에 돌아와서 태인이와 태인이 여자친구와 함께 차이나타운의 베트남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태인이 여자친구는 베트남사람... 태인이와 같이 파리에서 유학중이라고 한다.
셋이서 식당에 갔더니, 나와 태인이는 한국어로, 태인이와 여친은 프랑스어로, (가끔 있던) 나와 태인이 여친은 영어로 대화하는
뭐 아주 특이한 식사를 하고는 돌아왔다.
돌아와서는 내일 동행할 사람과 다닐 루트 점검한 후에 잠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