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날, 성산일출봉을 오르기로 했다.

제주도를 온 사람이라면 반드시 가봐야 한다는 특이한 형태의 섬, 성산일출봉!

 

 

날씨가 좋진 않았지만, 성산일출봉을 오르는 사람이 많았고,

중국인 관광객이 반 정도는 되는듯 했다.

역시 중국인은 어딜 가나 있다. 정말 어딜 가나 항상 그 곳엔 중국인이 있다.

오르는 길이 힘들고 좁은데 사람이 많아서 붐비는 바람에 사진을 찍을 겨를이 없었는데,

마침 이 바위는 마치 여인네의 옆모습을 보는듯해서 한 장 찍어봤다 :)

쉼없이 오르다 문득 아래를 내려다보면 "벌써" 이만큼이나 올라온 후.

군데군데 튀어나온 제주의 오름들

그렇게 헉헉대면서 올라가면 드디어 나타나는 성산일출봉의 움푹 패인 분화구가 나타나지.

저 나무는 왜 혼자 서있는 걸까.

이 때 한창 맛들여있던 파노라마 어플로 찍어본듯.

성산일출봉은 정작 올라가면 그 감흥이 줄어드는 듯 하다.

하지만 멀리서 바라보는 멋은 단연 일품!

추운 손을 비벼가며 내려와서 매표소 옆에 있는 따끈한 오뎅을 하나 집어먹고!

이번엔 섭지코지쪽으로 향했다.

섭지코지가 그리 이쁘다는 말을 들은 이유도 있고,

안도다다오의 작품이 있다는 말에 호기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성산일출봉에서 차로 5분거리에 섭지코지 휘닉스 아일랜드가 있다.

차를 주차하고 나오면 정면에 나타나는 휘닉스아일랜드의 입구

 

 

시즌이 시즌인지라,

어딜가나 볼 수 있던 크리스마스트리.

여기 휘닉스 아일랜드 로비에도 커다란 놈이 자리잡고 있었다.

카운터에 가서 "글래스하우스와 지니어스 로사이를 가려고 하는데 셔틀버스를 불러주세요"라고 하고

로비의 쇼파에서 앉아있으면 곧바로 셔틀버스가 온다.

셔틀을 타고 먼저 내려주는 곳은 글라스하우스.

 

 

버스가 내린 곳에서 바로 보이는 성산일출봉.

구름 사이로 내린 햇살 덕에 섬이 얼룩덜룩.

 

 

글라스하우스는 섭지코지, 올인하우스 근처에 위치한 레스토랑이다.

잠시 따뜻한 차를 한 잔 하러 들어가본다.

1층에는 카페가 있고, 2층에 레스토랑이 위치해있는데, 2층의 레스토랑에서 차를 먹어도 된다 :)

 

 

창가에 자리를 잡으니 그 새 개인 구름들

 

 

요렇게 꾸며져있는 글라스하우스.

가격대는 높아보이는 편이지만,

밥만 안먹으면 되지 뭐.

글라스하우스에서 나와서 섭지코지, 올인하우스로 향했다.

가는 길에 촛대모양 바위도 보고

이제 보이기 시작하는 올인하우스.

올인에서 송혜교가 살던 수녀원 겸 고아원으로 나오는 곳이다.

역대 SBS 최고의 드라마로 나는 올인을 꼽는다.

한 5번은 본듯 하다.

다시 보게 되다니, 감회가 새롭다.

성모마리아상.

하지만 뒤편으로 돌아가면 온통 송혜교와 이병헌의 사진들,

일본인이나 중국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한 커다란 브로마이드들이

벽에 덕지덕지 붙어있고, 그 수많은 낙서들 때문에

실망을 하게 된다.

그냥 딱 위 사진처럼 정면만 보고 나와야 한다.

건너편에는 이렇게 바다가 펼쳐져있고,

아름다운 바닷가 풍경의 섭지코지:)

내려가는 길,

다시 보이는 글라스하우스

그러고보니 글라스하우스의 전경을 찍은 사진은 처음 등장하는듯?!

내려가다보면 글라스하우스의 왼편으로 멀리 보이는 성산일출봉과

또 그 왼편에 자리잡은 지니어스 로사이(Genius Loci)

설명서는 잘 읽어둬야해.

<지니어스 로사이>

"이 땅을 지키는 수호신이라는 이름을 가진 매우 신비로운 건축물로서 섭지코지에서도 중심적인 위치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돌의 정원, 건물 안에 담긴 자연, 미디어아트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의 작품입니다."

노출콘크리트를 좋아하는 안도다다오.

선의 확장.

제주도에 가장 많은 재료인 "돌"과 "바람"을 건축재료로 사용하였다.

돌은 말 그대로 돌을 사용한 것이고,

이러한 억새풀밭 사이를 지나가도록 하여 바람 또한 건축적 요소로 삽입한 의도로 해석해도 되지 않을까.

점점 지하로 내려가면서, 양 옆의 벽천을 따라 흐르는 길을 따라가면

정면의 긴 창을 통해 성산일출봉을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이런 길을 따라서 빙빙 돌아내려가면

그제서야 나타나는 건물입구

지니어스 로사이는 전시용 건물이라기보다는

"명상"을 할 수 있도록 한 명상관이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면 명상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 여러 개의 방이 나오게 된다.

한 방에서는 정면에 미디어아트로 나무가 있고

나뭇잎이 떨어진다.

이렇게 모두 떨어질 때까지 바라만보고 있는 것.

신기하게도, 의도치 않았지만,

마음이 차분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신기하다!

천정에서 떨어지는 빛.

한바퀴를 돌고나서 계단을 통해 올라가면

작은 카페가 있고,

여기에 안도다다오와 지니어스 로사이에 대한 책들이 구비가 되어있어

방문객들이 와서 편히 읽고 느낄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리고 출구를 통해 나오게 되면

마치, 돌담 위에 성산일출봉을 얹어놓은듯한 효과를 주기 위해

계산한듯한 높이의 돌담을 만나게 된다.

입구에 위치한 안내사무소 겸 매표소에 부탁을 하면

잠시 후에 셔틀버스가 와서 아까의 휘닉스아일랜드로 데려다준다.

그렇게 한바퀴를 돌면 섭지코지만 둘러보는데 넉넉잡아 반나절 정도가 소요되는 듯하다.

 

그동안, 졸업과 취업을 위해 수고한 몸과 마음을 달래러,

그리고 시간여건 상 너무나도 가고싶던 뉴욕을 가지 못한 위안을 삼기 위해 선택한 제주도는

겨울에 다녀오기에도 너무나 좋은 여행지였다.

곧, 다시 한 번 찾아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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